“즐거이 듣더라”기록되어진 성경 속 말씀처럼

익투스 신학교 강의를 위해 정기적으로 익투스를 방문하고 있는 김만풍 목사.
김 목사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어 가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를 부르신 하나님, 또 부르신 사명에 순종하고 이 길을 걸어온 김 목사, 차분하게 본인의 여정을 나누는 그 목소리 가운데서 느낄 수 있었다. 조용하지만 깊고, 차분하지만 뜨거운 열정이 있다는 것을.
– <아노덴연구소> 사역을 하고 계신데, 어떤 사역이고, 그 취지가 어떻게 되는지 나누어 주세요.
<아노덴연구소>는 2012년 11월에 설립 되었고, 미국 메를랜드 정부에 등록된 비영리 종교 법인체이다.
아노덴이란 이름은 야고보소 1장 17절 이하에 나오는 것처럼 ‘각양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다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께로서 내려오나니’에서 나온 것이다. 아노덴은 헬라어로, from above 위로부터, from the beginning 시초부터 라는 뜻이다. 연구소의 모든 사역은 하나님께서 위로부터 주셨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사역의 처음, 기도하는 가운데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이 지혜는 위로부터 받은 것이기에 연구소 이름을 아노덴으로 하게 됐다.
제가 전도 폭발 훈련을 35년 넘게 섬겨 왔고, 지금도 하고 있는데, 많은 나라에서 실시하면서 실제적으로 좀더 요구되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 전도자는 좀더 간결하면서, 암기 부담 없이 복음을 전하고, 대상자는 낯선 전도자에게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진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 전도 툴을 놓고 기도했고, 위로부터 지혜를 받아 아노덴 사역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사역의 열매는 어떠했나요?
정말 많은 나라를 방문할 수 있었고, 그 곳에서 아노덴 사역을 나눌 수 있었다. 수많은 열매들을 보았다. 한 경험으로 니카라구아(Nicaragua)로 강의를 갔을 때, 실제 노방 전도를 나가 학생들부터 강사인 저까지 실습을 했었다. 스페인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겨우 읽는 정도였는데, 대상자가 듣다가 아노덴 전도책자를 직접 가져가 읽기 시작하더라. 그는 “이것을 따라 기도하면 되느냐?”라고 기도하더니, 옆 사람들에게 전도를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수가성 여인이 생각났다. 복음을 듣자, 모든 것을 뒤로하고 전도하기 시작했다. 이 모습에 놀랐고, 위로부터 온 하나님의 지혜를 다시 한번 찬양할 수밖에 없었다.

설교 중에서도 이스라엘 영상을 잠깐 보았습니다. 이런 영상들의 취지는 무엇입니까?
이스라엘을 지금까지 7번 정도 방문했다. 이 시간들을 통해서 52편의 이스라엘 영상이 나왔다. 성경에 나오는 장면과 그 이야기들이 실제 일어난 이스라엘 현장을 영상으로 담고, 나레이션으로 말씀과 간단한 설명을 넣었다. 성경이 굉장히 실제적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곳 신학생들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부분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것이 어려운 신학생, 목회자, 선교사들을 위해 먼저 영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들이 설교에 인용할 수 있도록 5분에서 10분 사이 성경말씀과 설명을 담았다. 본인들도 공부를 하는 한편, 성도들과도 이스라엘의 생생한 현장을 보고, 말씀을 묵상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신약과 구약을 영상으로 담고 있다.

이번 신학교 강의에서는 복음서와 교회사 강의를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떠한 강의인가요?
성경을 해석할 때, 특히 독일쪽 신학자들은 성경의 부분을 가지고, 자체적으로 해석하여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성경은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해야 하는데, 부분적으로 보고 해석하는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나님의 감동으로 기록되었기에 일점일획의 오류도 없다. 스스로 느낄 때 말이 안 된다고 빼거나 더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아직 정확한 해석을 할 수 없는 것은 우리가 모르기 때문이지, 성경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디모데후서 3:16)이기에 오류가 없다. 이것이 기독교 정통의 관점이고, 제가 갖고 있는 관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신학생들이 이러한 관점으로 성경을 대하고, 진리를 받아드리며,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기를 바란다.
세상이, 왜 성경을 믿을 수 있는가? 근거가 무엇인가? 성경만으로 이론적, 신학적 가르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가? 진리에 대한 이견이 나올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까? 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공관 복음서를 정리했다. 신학생들의 각자의 사역지와 삶의 터전에서 이 관점으로 바른 복음을 전하도록 복음에 근거하여 사역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교회사는 계시록 후에 현재까지 하나님의 어떠한 인도가 있었는지 살펴보는 시간이다. 이번에는 종교개혁, 교회개혁, 여러 나라의 교회사와 현대 교회사까지 공부하게 된다. 실제 삶과 사역의 현장에서 많은 문제들에 봉착할 때, 앞선 믿음의 선조들은 어떻게 그 과정들을 해결해 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교회의 역사를 훑어보면서, 개인의 사역이 처하여 있는 현실은 교회사 측면에서 어디에 서 있는 것인지 보기 위한 방편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수님의 입장에서 이곳 신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이들의 장점은 무엇인지?
제가 중남미 대부분의 나라와 아시아, 유럽, 북미를 다녀보면서, 어디를 가나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인간은 죄인이다. 모든 인간에게는 예수그리스도가 필요하다. 그래서 전도는 꼭 해야만 한다. 이 부분에서는 예외가 없었다.
한편, 문화의 차이나 민족성, 음식 등은 다 다르다. 또 학력 수준도 캐나다, 미국, 유럽, 한국은 매우 높은 편인 반면, 이곳은 초등학교도 못나온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학까지 나온 학생들이 한 반에 모여 있다. 그래서 시청각 도구들이 요긴하게 쓰인다. 물론 시청각자료들도 짧고 쉬어야 한다.
수업진행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기 쉽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생각해보았을 때, 어부 출신부터 고위 관리들도 있었고, 어린아이부터 여자와 남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자들이 있었다. 교실에 있다 보면, 그 때 그 예수님이 생각이 난다. 그 상황에서 성경은 말하고 있다. “즐거이 듣더라.” 누구든지 학문 배경 환경 문화를 넘어 진리를 던질 수 있어야 하고, 받는 자들은 이해됨으로 즐거이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마음으로 신학교 수업을 준비했다.

주변에도 여러 신학교가 있습니다. 다 의미가 있겠지만, 익투스 신학교가 갖는 강점은 무엇일까요?
맞다. 신학교마다 강점이 있고, 특징이 있다.
익투스 신학교의 강점을 꼽자면, 실제적인 부분에서 재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부분을 빠르게 채워나간다. 주변 신학교에서는 주로 인터넷 강의를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지만, 익투스는 최선을 다해 교수진들을 초청하고, 교수 직강을 늘려가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는 학생들과 교수가 만나 쌍방향적인 교류 안에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필요를 즉시 채워가며, 유기적으로 강의를 진행할 수 있다.
또 어떻게 하면 학교가 제대로 복음을 전달하고, 학습시킬 수 있을까를 심도 있게 고민하며, 학과를 준비하는 모습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익투스의 바른 성장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익투스에 지진이 났을 때에도 함께 있었다. 세월 가운데 여러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그것을 묵묵히 견디어 내는 익투스를 보면서, 자연재해도 막을 수 없는 익투스의 사역을 느꼈다. 또 중남미 바이러스로 여행 기피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이번에 와보니 새로운 사역자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런 익투스의 모습을 보면서, 계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러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방문객들은 피부로 느낄 수 없을 만큼 의연하게 잘 대처해 나가는 모습도 참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계속적으로 학생들과 신학생들의 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좋은 싸인으로 여겨진다. 신학생들의 경우, 낮에는 일을 하고 저녁에는 수업을 참석하는데, 숙제를 열심히 해오는 것을 보면, 성실성도 높고, 순수한 열정이 느껴져 감사했다.
상담학을 박사과정에 공부했고, 많은 교회 공동체에 강의를 했다. 일반적으로 공동체 사역을 오래하다 보면, 일상화가 되어 지루해지고, 열정이 식고, 사명이 흐려지기 쉽다. 그래서 삶이 피곤해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이렇게 되면, 편해지고 싶고 일을 줄이고 싶다. 열정이 있을 때는 시멘트 바닥에 매트를 깔고 자도 감사하는 반면, 전기장판을 줘도 불평하는 일들이 생긴다. 바로 이기주의가 헌신을 앞지르게 되는 때가 그렇다.
이렇게 되면, 순수한 열정으로 사역을 하는 사람과 꾀를 부리는 사람의 차별화가 생긴다. 또, 자기를 넘어 이웃의 일까지도 돌보는 기독교의 원리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 것만 하는 것이 똑똑한 짓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생긴다. 한편, 좋은 마음으로 늘 도와주면 감사하기 보다는 당연한 것이 되고, 한없이 기대하게 되어, 왜 거들지 않느냐며 오히려 불평하게 된다.
이러다 보면, 서로에게 상처를 받고, 현실을 떠나고 싶으며, 즐거움은커녕 사명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선하게 경쟁하며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데, 좀 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지혜로운 것처럼 되어버린다. 보통 공동체의 어려움을 말할 때, 이런 일반적인 수순을 밟게 되는데, 여기까지 가면 안 된다.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 삼은 우리가 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갈 때,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부분들이 있다. 이 부분들이 안 지켜졌을 때, 첫째 웃음이 사라진다. 둘째 밥맛이 떨어지고, 아픈 곳이 늘어나며, 지각생들이 많아진다. 그리고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이 점점 느슨해진다. 책임감이 흐려지면서, 이기적인 태도들이 생기고, 서로 상처를 받게 된다.
이런 위기에 봉착하기 전에, 공동체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잘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점검하는 가운데, 발견된 어려움을 놓고 기도해야 한다. 그 어려움이 나로부터 기인하는 것은 아닌지, 겸손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 이 자리를 내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을 다시금 기억하면서, 초심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그룹을 지어 서로를 상처 내는 사례들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그동안 뿌린 씨앗들이 소실된다. 타 공동체의 여러 경우들을 들어보고, 긍정적으로 해결해 간 사람들의 간증이나, 주변을 어렵게 만들었던 사례들도 살피면서, 자가 진단을 해 볼 수 있는 세미나도 유익하겠다.

김 목사는 익투스에 애정을 갖고 있었다. 질문을 던질 때마다, 본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되도록 많이 나누어 주고 싶어 하는 그의 열정이 묻어났다.

2018/04
방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