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아버지의 관심 속,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단기선교의 첫 포문이 활짝 열렸다.
익투스교회와 버지니아제일침례교회 단기선교팀을 시작으로 앞으로 한 달 반의 일정을 따라 여러 교회의 단기선교팀들이 익투스센터와 연계하여 계속 사역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첫 단기선교팀이 어떻게 사역을 감당했는지 들어보고, 하나님이 각각의 작품마다 의미를, 생명을, 이야기를 어떻게 담고 만들어 가실 것인지 기대해 보기로 하자.
618_뚝스뚤라 공항 pm 11:12
단기선교의 첫 포문을 열 익투스교회와 버지니아제일침례교회 단기선교팀이 뚝스뚤라 공항에 밤 11시 12분 도착했다. 팀 멤버로는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10명이었고, 이들의 사역을 도울 7명의 목사와 사모, 안수집사들로 구성된 팀이었다. 총 17명이 도착하기로 되어 있던 팀은 출입국 심사에서 시간이 조금 지체되면서, 4명의 어른들은 다음날 오전 9시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변경되었다. 처음 시작부터 계획에 차질이 생겼지만, 선교팀원들의 유연한 대처를 보면서 ‘벌써 선교가 시작되었구나’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뚝스뚤라로 이들을 마중간 조은정, 조범희 선교사는 먼저 도착한 팀원들과 새벽 3시 30분에 센터로 돌아오고, 김윤상 선교사와 현지 직원은 다음날 아침 도착할 팀원들을 맞이하기 위해 그쪽에서 숙소를 잡았다. 후발팀이 무사히 도착하고, 짐은 또 그 다음 비행기로 도착해 점심때쯤이 되어서야 후발 팀원까지 센터로 출발할 수 있었다.
먼저 도착한 팀원들은 앞으로 선교지에서 사역할 VBS를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국에서부터 준비한 사역을 다시한번 리마인드하는 시간이었다. 또 선교지에서 필요한 찬양과 율동을 준비하는 등, 선교지에서 필요한 부분을 점검하고 막바지 준비에 열정을 쏟았다.
어린 학생들이었지만, 이들은 각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로 섬기고 있는 지체들로, 처음 선교에 참석한 3명의 학생을 빼고는, 많게는 4~5회 정도의 단기선교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이었다.
이들 팀은 10년 전에 이곳 익투스센터와 연계하여 단기선교를 해왔고, 사정상 몇 년 정도 참여를 못하다가, 5년 전부터는 다시 꾸준히 이곳 익투스센터와 함께 마을로 들어가 사역을 해오고 있단다.
이들이 하는 VBS사역은 Vacation Bible Study로 방학 성경 공부 프로그램이다. 여러 내용들 가운데, 선생님들이 마을 아이들을 위해 선별하여 준비했다. 총 5번에 걸쳐 진행되는 방학 성경 공부 프로그램으로 미리 공부하고 연습하면서 선교지의 특성 맞추어 수정 보안하며 준비했다고 한다.

619_센터에서의 하루
일정대로라면, 오전부터 마을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구매하고 사역지로 들어가 준비가 한창이었겠지만, 학생들은 새롭게 벌어진 상황에 우왕좌왕 하지 않고, 다음날부터 마을에 들어가 해야 하는 사역 준비에 한창이었다. 익투스센터에서 함께 동행 할 김윤상, 조원희, 조은정, 허연정 선교사들과 같은 팀으로서 인사하고, 함께 합을 맞추며, 다음날 사역을 위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시간들을 가졌다.
익투스센터 선교사들은 본인들이 원래 맡았던 사역을 잠시 멈추고 단기선교팀에 합류하는 것이기에, 이들이 무엇을 준비해왔는지 숙지하면서, 이들의 사역이 현지 마을에서 최고로 빛날 수 있도록,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복음에 대해 열리도록 하자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힘을 모았다.
후발대로 도착한 팀원들은 팀의 살림을 도맡은 어른들로서, 오후가 되어서야 선교지에서 필요한 것들과 음식들을 준비하며 성경학교 선생님들을 서포트하기 위해 만전을 기했다. 새로운 문제들이 생기고, 그것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아이들이 사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어른들의 안정감 속에서 어제의 분주함은 잊고, 편안히 준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620_사역지 첫째날
선교팀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가는 것이 이 마을에게는 처음이었기에, 마을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 크리스천에 대한 인식도 거의 없었고, 교회는 있었으나 마을 사람들에게 있어 인지도가 전혀 없었기에 교회는 힘이 없었다.
선교팀이 도착은 했지만, 숙소도 정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숙소부터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찜통더위는 이곳 마을을 두고 한 말이었던 것처럼, 숨 쉬기도 어려운 더위 속에서 선교팀은 3박 4일 동안 머물러야하는 숙소를 구하는 것부터가 사역의 시작이 되었다.
센터 선교사들은 비즈니스미션에서 사역을 해왔고, 더구나 신학교에서도 처음 접하는 마을이었기에, 이 모든 상황 가운데에서 인도하실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밖에 없으심을 고백하면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처음 와 본 마을, 선교팀원들과 짐들만 덩그란히 놓여진 데에서부터 시작이었다.
쉽지 않았지만, 숙소를 잡고, 어른들은 짐을 정리하고 주방을 세팅하는 동안, 학생들은 센터의 청년선교사들과 함께 짜빠게티를 끓이며 늦은 점심을 준비했다. 서로에게 어려울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서로 도우려는 열린 마음은 이 상황을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격려와 위로가 되었다.
늦은 오후가 돼서야, 준비한 사역을 위해 동네아이들을 모우기 시작했다. 동양인들 조차 굉장히 낯설었던 현지 아이들은 쭈뼛거리며 모인 인원이 2~3명이었다. 하지만, 점차 관심을 갖고 모여들더니 마치는 시간에는 120여 명의 아이들이 VBS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다.
계획대로 저녁을 먹고, 저녁 집회를 갖으려던 때, 비가 많이 오기 시작했다. 여느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천장이 뚫어질 것 같은 비였다. 전기가 끊기고, 첫날 저녁집회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첫날 저녁집회를 취소하면서, 뭔가 우리의 계획대로 흐르지 않고 있음을 우리는 느낄 수 있었다.
3박 4일 밖에 없는 상황에서 첫날 저녁 집회의 취소는 너무 아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날씨의 주관은 하나님이 하셨으리라.
지금와 생각해보면, 첫날 그 시간이 없었으면, 센터의 선교사들과 미국 단기선교팀원들이 하나가 된 마음으로 사역을 할 수 있었을까 싶다. 저녁 집회의 취소로, 우리는 함께 기도하고 묵상을 나누며 그룹 모임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여는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만난 지 하루 만에 함께 선교지에 와야 했고, 낯선 마을 아이들보다 고작 하루 먼저 만났는데, 마을 아이들을 상대로 사역을 함께 했어야 했다. 익투스 조은정 선교사는 “우리는 마을사람들에게 우리가 준비한 것 모두를 주고 싶어서, 준비한 프로그램이나 진행해야하는 계획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면, 하나님은 ‘우선 너희들부터 하나가 돼. 그리고 차근차근 해 나가자’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알려주신 것 같았다”고 했다.

621_ 사역지 둘째날
오전 3시간, 오후 3시간으로 나누어, VBS와 찬양·율동시간, 함께 어울려 노는 시간을 마을 아이들과 가졌다. 5개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된 VBS는 미취학 아동반인 킨더그룹, 초등학교 1·2학년, 3·4학년, 5·6학년의 3개 그룹과 중고등학생인 youth그룹으로 진행되었다. 함께 간 익투스 졸업생인 엑사 3명이 통역을 맡았지만, 2개 반 통역자들이 더 필요해 익투스의 김윤상, 조원희 선교사가 투입되었다. 마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복음 전도가 원활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해 서로 돕고 돕는 모습 속에서 천국의 하모니가 이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감동이 밀려왔다.
아이들의 마음이 열리니, 부모들의 마음이 열리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단기선교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부모들은 저녁 집회에 참석했다.
그 마을 사람들은 주로 부족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마을 이장까지 동원돼 3단 통역으로 말씀을 선포했다. 목사님이 영어로 전하면, 익투스 졸업생이 스페인어도 통역하고, 그 스페인어를 마을 이장이 그곳 부족어로 전하는 방식이었다.
말씀 선포 뒤에는 영화 passion of christ(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함께 보며, 예수님의 일생을 살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 대학생이 된 박지원(joshua.18) 형제는 “첫 번째 선교 여행이었기에 준비를 많이 했지만, 처음이라 서툴렀기에 이곳 마을 아이들에게 어떤 인상을 남길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하지만 우리의 작은 준비로 하나님에 대한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 복음을, 예수그리스도를 전할 수 있어 감사했다. 아이들이 VBS보다 함께 놀아주는 것에 관심을 더 보이는 것 같았지만, 배운 말씀을 기억하고 외우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하나님은 마을 아이들과 어른들에게도 역사하고 계셨을 뿐만 아니라, 이곳에 복음을 들고 온 우리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역사를 하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이랬다. 마을 사람들이 구원받는 것에만 관심을 두지 않으셨다. 물론 마을 사람들이 복음을 듣는 것에 가장 기뻐하셨겠지만,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 팀의 성장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계셨다. 마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과정 가운데, 마을사람들이 각자가 서있는 곳에서, 선교팀원들 개개인이 서있는 바로 그곳에서, 함께 성장하고 함께 믿음의 한 걸음을 떼고 자라가는 것, 그것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계심을 가슴 깊이 새길 수 있었다.

622_사역지 셋째날
하나님의 인도와 개입하심을 깊이 느끼며, 맞이한 마지막 날.
하나님의 관심은 복음에 소외된 현지 마을에도 있으셨고, 미국에서부터 복음을 들고 낯선 마을에 들어가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우리 청년들과 선교팀원 전원에게도 있었다.
마지막 날이었기에 저녁집회에 더욱 신경 써서 준비했다. 선교팀에서는 팀을 위해 미리 준비해간 음식들이 있었지만, 준비했던 수고보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준비한 음식들을 뒤로하고, 돼지 2마리를 잡아 동네잔치를 열었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 즐거운 식탁 교제를 열었다.
이뿐만 아니라,
모든 상황이 계획대로 진행된 것이 없었지만, 어느 누구도 짜증을 내거나 어려워하기보다는 주어진 상황을 즐기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갔다.
저녁 집회를 통해 말씀을 전하고, 영화를 상영하려고 했으나, 비가 오면서 영화 상영이 어려워졌다. 간단히 기도를 하고 마치려고 했지만, 성령님은 이 때를 원하셨던 거 같았다. 자연스럽게 마을 사람들의 그룹이 형성되었고, 기도가 시작되었으며, 선교팀원들도 자연스럽게 그 그룹으로 들어가 기도를 시작했다. 첫 계획은 영접한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기도하고 마치는 것이었만, 비가 오는 데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계속해서 기도하는 마을 사람들을 보면서, 함께 이들을 위해 뜨겁게 중보하고, 성령님의 인도에 순종하는 가운데 팀원들은 도구가 되어 자연스럽게 쓰임을 받았다.
늦은 시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도받기를 원했고, 많은 사람들이 결신했다. 물론 옆 사람을 따라 영접하겠다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80~90%의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가 구주임을 입으로 시인하며, 고백하는 시간이었다.
선교팀의 리더인 정성민 목사는 “이제껏 선교를 하면서, 마을에 교회의 영향력이 어느정도 있는 곳으로 갔기에, 집회나 성경학교를 열 때 많이 수월했다. 마을 사람들을 초청할 일도, 우리에게 심방을 요청하는 사람들도 없었다. 또 예상된 범주 안에서 선교가 진행되었기에 질서는 있었지만, 다이나믹한 활동을 거의 없었다”며, “이번 선교는 어느 것 하나 정해진 것이 없었다. 숙소도 구해야 했고, 교회의 인지도가 약했기 때문에 성경학교 아이들이나 저녁집회에 사람들을 직접 모으고 초청해야 했다”고 전했다. 그랬기 때문에 정 목사는 단원들 한 사람 한 사람들이 ‘정말 이런 것이 선교구나’ 가슴 깊이 느끼는 시간이었을 것이란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세밀히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섭리, 하나님의 순서, 하나님의 관심에 팀원들은 좀 더 마음을 쏟기 시작했다. 앞에서도 나누었지만, 현지 마을 사람들에게 복음을 들려주고 싶으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그 마음의 크기만큼이나 선교팀원들을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깨닫게 해주셨고, 하나님 아버지의 관심 속에는 현지 마을 아이들과 선교팀원들 모두에게 있었음을 알게 됐다.

623_사역지 마지막 날
목사님 내외분과 안수집사님 내외분이 심방 요청이 들어온 4 가정을 방문하시는 동안, 다른 팀원들은 숙소 정리와 청소를 함께 했다. 현지 마을 목사 가정과 환우가 있는 2 가정, 그리고 기도를 받고 싶어 하는 한 가정을 방문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도해주는 시간을 가졌다.마을 선교의 마지막을 정리하면서, 사진을 담당한 원지우(paul, 18) 형제와 이재영 형제, 채린, 멜로디, 샤론 자매들은 “이번에 우리는 씨를 뿌리는 작업을 한 것 같다. 앞으로 자라게 하실 분은 하나님이시다”며, “돌아가서도 잘 자라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 드려야겠다”며, “매년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624_행복한 산크리스토발 여행과 잠깐의 이별
일주일, 짧지만 적지 않은 시간 동안 함께 한 센터의 선교사들과 단기선교팀원들은 산크리스토발에서 하루 여행을 하면서, 선교지에서의 시간을 정리하고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우리는 함께 천국 가는 길이었고, 그 여정 가운데 복음을 전하자며 짧은 시간 뜨거운 만남을 가졌다. 이 시간 동안 삶을 나누고 하나님이 각자에게 주신 은혜들을 나누며, 시간(생명)을 서로 공유하면서 보낸 일주일은 아쉬움을 남겼다.
신랑이 이 팀과 함께 했기에, 마지막 날 산크리스토발 여행에서 함께 할 수 있었던 기자는 이들이 지난 6일간 얼마나 뜨겁게 서로를 의지하고 격려하며 주의 길을 함께 걸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그러하셨던 것처럼, 시간을 들여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고, 제자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셨던 것과 같이 형, 누나, 언니, 동생하며, 서로의 삶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 귀했고 아름다웠다.
기자는 단 몇시간 동안 이들과 동행했는데도, 참 사랑스럽고 예뻤다는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하나님 마음은 어떠하셨을까 생각하니 절로 엄마미소가 지어진다.
현지 마을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라는 귀한 보석이 심기는 시간이었길 기도한다. 또 이 선교에 참석한 팀원들의 마음 가운데 이미 있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보석에 묻어진 우리 자아의 때가 벗겨지고, 이 시간만큼 예수 그리스도라는 보석에 담긴 원 빛이 온전히 회복되어져가는 시간이었기를 축복한다.
앞으로 주가 주신 사명을 감당하며 걸어갈 우리 팀원들이 세상에서 주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좁고 험한 여정이 될 수밖에 없는 이길 위에서 포기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힘이 들어도 이번 단기 선교 때처럼 하나님이 나에게도, 너에게도 관심을 갖고 지금은 인도하시기에 감사하며 걸어가길 축복한다.

2018/06
특파원 조은정 선교사
사진기자 원지우(PAUL.18) 형제
글·정리 방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