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변함없이 나는 감사한다

멀리서 전화 한통이 왔다.

아빠가 입원하셨단다.
음식을 삼키기 불편하셔서 병원으로 가셨단다.

난 생각했다.
‘나이가 드시니, 관심이 필요하신가? 벌써 몇 번째 병원 검사지.’
아빠의 잦은 건강불안증은 아이 같아진 아빠가 그냥 관심을 받고 싶어 그러시는가 싶었다.

이런 나의 생각과는 달리 결과는 훅 빗겨 나갔고,
아빠가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빠는 내게 쭉 말씀하고 계셨는지도 모른다.
‘죽어가는 나의 영혼을 붙잡아 달라고.’

하나님의 관심은 계속해 그곳에 있었다.
뭣도 모른 채 죽음으로 내달리는 영혼들
무엇을 하고 살든, 어떻게 살든,
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영혼이 지금 어디에 서있는가 인데.
그 촉박하고, 긴박한 상황을 보시는 하나님의 애달음과는 상관없이
나의 애간장은 전혀 타지 않았고, 그냥 그런 척 해왔던 것은 아닌지
부끄럽지만, 그렇게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는 얼마나 부질없는 것을 위해 내달리고 있는지.
결국 정말 중요하지 않는 일을
가장 중요한 것처럼 속아서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흐려진 나의 눈을 비비고, 하나님의 시선으로
나의 지금을, 우리의 현재를 바라보자 다짐한다.
영원 앞에, 아무것도 아닌 것을 위해 생명을 쓰지 말자고,
하나님 앞에, 가치 있다 하신 일에 나의 생명을 쓰고 싶다고
마음을 다시금 가다듬어 본다.

나는 선교지에 있다.
사람들이 때때로 나를 선교사라고 부른다.
영혼들이 죽어가고 있고, 그것에 때론 가슴 시려 한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그래서, 내가 우리 아빠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지금을 감사하며 기도를 멈추지 말라신다(골로새서 4:2).
내게 주신 아이들을 주안에서 잘 기르고,
내게 허락하신 남편의 돕는 배필로 평안이 서 있으라신다.

그리고, 내게 허락하신 사역을 하라신다.
하나님을 믿기에.

오늘도 변함없이 나는 감사한다.
내 기도의 주인 되신 전능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협력하여 선을 이루실 분이,
예수 그리스도를 내어주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아버지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에
더없이 감사를 고백할 수밖에 없는,
오늘이다.

2018/02
<story ICHTHUS> 편집장